브랜딩

네이밍과 로고, 그리고 브랜딩

Kwsline 2023. 1. 5. 10:48

   많은 CEO들이 처음 회사를 시작하게 될 때, 회사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혹은 제품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리고, 항상 좋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다. 과연 좋은 회사명 혹은 제품명은 무엇일까?

   브랜드의 시작은 구별이었다. 가축에게 낙인을 찍어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러한 구분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상징으로 발전할 것이라 할 수 있다. 상징이라 함은 싼 제품이 상징일 수도 있고, 반대로 비싼 제품의 상징일 수도 있다. 또한, 좋은 품질의 상징일 수도 있고, 때로는 일부 제품의 상징일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에 회사명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가 곧 브랜드와 연결되는 것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CEO는 회사명, 제품명 등을 브랜드로 혼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명이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제품명 혹은 제품군의 이름이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좋은 이름이란 무엇일까? 대부분은 좋은 이름의 기준이 없이 좋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이름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개인적인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 개인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좋은 이름을 지어달라는 CEO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명 혹은 브랜드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가 지닌 기준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네이밍을 제안을 해도 선택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행사는 업무를 대행하는 회사 또는 사람이지 점쟁이가 아니다. 항상 어떤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존재해야 하고, 이 기준을 바탕으로 여러 대안을 만들고 이를 정교화해서 제안을 하게 되는데, 기준이 없다면 사실 대안을 만들기도 어렵기 때문에 원하는 네이밍에 집중이 되지 못하고, 결과도 또한 좋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항상 기준의 유무가 전체적인 용역의 품질을 결정하게 된다. 기준은 구체적이며 더욱 좋다.

  기준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경우 네이밍을 제안할 때, 평가하는 기준은 “발음의 용이성”, “기억 용이성”, “차별성”, “제품 혹은 회사 관련성”, “연상이미지”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CEO가 좋아하는 것이냐 아니냐가 기본적인 기준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여러 네이밍의 대안을 놓고, 사내외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 제안을 하면, 조사 결과와는 상관없이 CEO가 맘에 드는 안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CEO와의 인터뷰는 네이밍의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다.

   또한, 여러 네이밍이 대안을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사전이나 사용법을 비롯하여 해외의 다양한 사전, 속어 등의 용례를 검토하거나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때 우리나라 프리미엄 백색 가전의 대표명사로 자리 잡고 있던, 삼성전자의 지펠(Zipel)은 독일어의 속어로 “남성의 성기”와 발음이 같아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이로 인해 해외 수출에서 꽤나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은 비스포크(BESPOKE)로 전환되었다.

  네이밍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네이밍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네이밍 전략과 관련되어 이야기하도록 할 것이다.

   좋은 네이밍이 왜 존재하지 않는가?

   고유어를 사용한 네이밍이나, 외래어 또는 외국어를 사용한 네이밍이나 좋은 네이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준에 맞는 네이밍이 존재할 뿐이다. 물론 기준에 맞다고 해서 혹은 자신의 평가 기준에 맞다고 해서 모든 네이밍 작업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사실 대기업의 네이밍을 한번 보자. 그저 생각나는 네이밍으로만 나열해 보자.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조선, 갤러리아, 한화, 두산, SK, SKT, SK 하이닉스, 대우, 금호, 금호아시아나, 대한항공, LG, LG전자… 일반적으로 CEO가 이야기하는 좋은 회사명 혹은 네이밍인가?

   제품명으로 보자. 갤럭시, 아이폰, 그랜저, 에쿠스,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케라시스, 신라면, 스팸, 비비고… 어떤 것이 좋은 제품명인가?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좋은 네이밍 즉, 좋은 회사명도, 좋은 제품명도 없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자주 구매하고, 또는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회사나, 제품, 서비스의 이름들은 좋은 이름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 속으로 들어간 이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좋은 이름이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브랜딩 전략을 통해 소비자의 머리 속에 각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은 많은 마케팅 자원이 있기 때문이 물량을 통해 쉽게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고, 중소 기업이나 혹은 이제 새로 생긴 신생기업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기억되기 쉬운 이름을 통해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을 수는 있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름이 좋아서 소비자의 머릿속에 쉽게 각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각인이 되는 것은 이름을 머릿속에 넣은 다양한 마케팅 및 브랜딩 전략인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이름은 낯설음이다. 처음에는 모두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좋아지게 되거나 혹은 싫어지게 되는 감정이 이입되는 것이다. 네이밍 자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고, 그 감정이 녹아 있지도 않는다. 마케팅 전략과 브랜딩 전략을 통해 소비자와 교감을 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좋은 이름이 아니라, 어떠한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인가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름에 좋고 나쁨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준을 구체화하고, 전략을 우선하는 것이 먼저다.

다음에는 로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