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야기

아이디어가 좋은 광고 시원스쿨과 프리미엄TS

Kwsline 2015. 2. 23. 11:28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늘 좋은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린다. 

  그러나, 좋은 광고라는 것이 나 혼자만 아이디어가 좋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로 볼 줄 아는 광고주가 있어야 하며, 제품에 대한 이해와 시장에 대한 이해,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지닌 기획, 그리고 이러한 기획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전개하고 서로 논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작팀, 그리고 이 제작물을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매체에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 기획과 매체 바잉 등 광고는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SNS등의 발전과 더불어 모바일 미디어 혹은 다양한 방식의 매체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광고만의 역할이 축소되고 저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광고가 협업의 결정체이며, 광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활동이 브랜딩과 마케팅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단지,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변화가 있을 뿐이지, 근본적인 부분의 변화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광고-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는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가 다소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언제나 광고주는 빅아이디어, 빅아이디어라고 하면서 소소한 아이디어의 힘을 믿지 않았고, 믿으려 하지도 않았다. 늘 광고주는 뭐 새로운 것 없냐고 묻곤 한다. 하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단지 새롭게 보이는 것만 존재할 뿐이고, 새롭게 조합한 것이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검증이 된 것이냐를 묻는다. 검증이 된 것이라고 하면 그게 새로운 것이냐고 이야기한다. 도대체가 무슨 이야기인지...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광고들은 이러한 위험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모델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광고의 약 70% 내외는 모델을 활용한다. 물론 일반이나 전문가, 혹은 어린이 동물까지 모델이라고 포함을 하면 전체 광고의 약 95% 내외는 모델을 활용하는 광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델을 활용한 광고라고 하면 유명인 모델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우리 나라의 광고는 특히 유명인 소위 이야기하는 셀럽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이들에게 의존하는 광고는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지니기도 하고, 혜택을 지니기도 하지만, 결국 승자는 매체비의 많고 적음이다. 동일한 모델을 활용했을때, 다른 브랜드보다 더 많은 광고비를 활용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그 모델과 브랜드의 연관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빅모델을 활용한 광고에서의 승자는 대부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이었다. 

  최근에 눈에 띄는 광고가 두 개있다. 하나는 빅모델광고의 적절한 사용례를 보여주는 것으로 류현진이 등장하는 '시원스쿨'이고 다른 하나는 빅모델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아이디어가 빛나는 탈모방지 샴푸인 "프리미엄 TS 샴푸" 광고이다. 

  류현진을 모델로 한 시원스쿨은 중독성이 있는 징글을 활용하는 광고이다. 하지만 이 광고가 다가오는 이유는 중독성이 있는 징글이 아니라 류현진이라는 모델과 시원스쿨의 일치성이다. 류현진은 알다시피 우리 나라 프로야구 출신의 최초의 메이저리거이다. 외국 용병이 우리나라에 와서 적응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문화에 대한 친숙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우리나라 선수가 해외에 용병으로 간다면 당여히 반대의 경우도 성립하게 된다. 그러나, 류현진 선수가 처음부터 영어를 잘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어느 정도 언어 때문에 고생을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원 스쿨의 영어 학습을 통해 류현진도 공부를 하고 있고, 그래서 미국에서 어느 정도의 언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유추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유추를 통해 소비자들은 시원스쿨의 영어가 훌륭한 커리큘럼을 지니고 있고,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도 도움받을 만큼 좋은 것임을 동감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류현진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와 결합이되면서 힘을 갖게 되고, 아주 단순한 광고이지만, 기획적인 부분 특히 브랜드의 특성과 모델이 지닌 특성이 절묘하게 결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이디어가 단지 크리에이티브에만 필요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기획에서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러한 면에서 이 광고는 단순한 크리에이티브이지만 기획의 아이디어가 매우 훌륭한 광고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하나, 이 광고는 모델의 캐릭터를 매우 잘 살린 광고로 평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명인을 모델로 쓰게 되면 화장품 광고처럼 그 모델의 이미지만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이 등장하는 광고는 라면, 치킨, 은행 및 카드 등이 있지만, 오뚜기 진라면을 제외하고 류현진의 캐릭터를 잘 활용한 광고는 없었다. 특히 오뚜기 진라면은 류현진의 캐릭터나 트성을 활용하기보다는 그가 지닌 상황을 아이디어로 만든 것으로 기획의 아이디어보다는 제작팀들의 인사이트가 돋보이는 것이다. 그와 대별되게 시원스쿨은 제작의 아이디어보다는 기획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이다. 모델을 호라용함에 있어서도 많은 방법이 있지만, 제품 혹은 브랜드와 모델의 일치성, 혹은 활용성을 점검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시원스쿨과는 다르게 외국인 모델이 나오지만 매우 공감이 가는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광고로 "프리미엄TS"광고가 있다 이 광고는 잔잔한 배경 음악 속에서 그리 강력하지도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충분한 공감을 유발한다. 그것은 키 비쥬얼이 주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잠을 자고 있는 모델 그리고 알게 모르게 빠진 모발... 그리고 좌절 모드를 하고 있는 머리카락... 이 간단한 스토리 속에서 프리미엄 TS샴푸가 탈모와 관련된 샴푸임을 직감할 수 있게 만들고, 전체적인 톤앤매너도 강력하거나 촌스럽지 않게 잔잔하지만 힘이 있도록 전개된다. 이것이 아이디어 이다. 우리는 탈모 방지 샴푸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 스스로가 공감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광고이고 그것이 브랜딩이다. 프리미엄 TS 샴푸는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전략에 충실한 아이디어를 전개를 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는 힘을 지니게 된 것이다. 










  넘쳐나는 광고 속에서 나를 알리기 위해 소리를 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끔은 침묵을 유지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한다. 너도 나도 소리치는 세상. 


  마케팅으로 유명한 기업이 프록터앤캠블이 마케팅 부서를 축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케팅의 다음은 브랜딩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우리는 브랜딩과 마케팅을 늘 혼동하곤 한다. 하지만 상관없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되는 것이니까...단 부정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마케팅이던 브랜딩이던 보는 관점과 지향하는 관점은 다를지라도 그 근본은 동일하다. 바로 소비자이다. 광고는 마케팅에서든 브랜딩에서든 중심에 서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도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부분 광고는 아이디어보다는 물량 위주로 전개한다. 물량도 아이디어 일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반작용과 부작용도 있다. 이제는 아이디어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해야 할 시점이다. 항상 빅아이디어만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소소한 아이디어가 모여 빅아이디어가 된다. 소소한 아이디어도 제대로 만들어 내거나 평가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빅아이딩어를 알아보고 만들 수 있겠는가?

  빅아이디어를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해 시장에 대해 보다 많은 분석과 고민을 전개해야만 한다. 언젠가부터 이러한 노력이 줄어든 광고업계는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시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광고 회사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리를 좁히고 있는 것이다. 


  2015. 2. 23

(주) 브랜즈앤컴 대표 경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