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조건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커뮤니케이션에 노출이 된다. 그 커뮤니케이션은 광고일수도 있고, 카톡이나 밴드와 같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상의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일 수 있다. 물론 일상의 대화와 비즈니스를 전제로 한 대화를 비롯하여 커뮤니케이션의 종류는 샐수 없이 많다.
이 많은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흔히들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는 맞지만 일부는 틀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때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또 더 깊은 이야기도 가능하며, 상대방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다양한 온, 오프라인 미디어 상에서 혹은 커뮤니티에서 단순히 경청만으로는 자신을 들어내 보일 수도,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온 오프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보다는 자기만의 주장을 펼쳐내는 일이 잦다. 그러다 보니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점점 더 소외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를 커뮤니케이션의 역설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커뮤니케이션이 과잉이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을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광고는 더욱 그렇다. 과거의 광고는 TV와 신문 등 전통 매체에 집중이 되었지만, 최근에는 전통 매체보다 뉴미디어를 통한 접촉이 훨씬 더 다양화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광고의 중요한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광고는 여전히 광고로써의 역할이 있다. 하지만, 매체의 다양성과 소비자의 접촉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마치 광고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것처럼 느끼거나 보여지게 되었다. 이는 광고의 개념에 대한 정의의 차이일 뿐이지, 사실상 어떠한 면에서도 광고의 역할이 변화된 것은 없다. 단지 그 역할을 둘러싼 환경 즉, 매체의 특징이 바뀌었을 뿐이다. 광고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었다면, 당연히 광고를 전개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노출을 강조한 광고들이 훨씬 더 많아지고, 바이럴 등의 광고스럽지 않은 광고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그러한 활동의 핵심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브랜드에 대한 혹은 기업에 대한 호감을 높인다는 광고의 기본적인 역할에는 큰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광고주와 광고회사 직원들은 광고의 역할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광고의 역할이 바뀌면 광고는 광고라는 용어를 활용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을 비롯한 대부분의 뉴미디어조차 주 수익원은 여전히 광고 수익이다. 광고를 노출하는 대상, 노출하는 방법을 더욱 정교화하고 은밀하게 하면서 광고 같아 보이지 않게 만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광고인것이다.
좋은 광고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결코 소비자의 주의를 확보할 수가 없다. 주의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광고비를 허공에 날린다는 것이다.미디어 환경이 복잡해지는 지금에는 광고를 집행하는 기준이 효율성과 효과성을 전제로한 체계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외형적인 것이고 부차적인 것이다. 그 내용 즉, 컨텐츠가 무엇인가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How To Say"와 "What to Say"라는 말로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정의하곤 했었다. 요증 같은 환경에서는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물론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둘을 모두 관통하는 하나가 있다. 그것은 소비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은 "Agenda Setting" 혹은 "Issue Making"이라고 표현을 한다. 모든 소비자들은 동일하다. 모든 소비자는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서로 이율배반적인 명제 사이에서 광고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그들에게 어떻게 호기심을 유발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모델을 통해서 Issue를 만들기도 하고, 매체의 독특성을 통해 Issue를 제기하기도 하며, 제품의 속성에서 혹은 남들이 갖지 못한 차별화를 통해서도 Issue를 제기한다.
그러나, 최근의 광고를 보면 두가지로 정리가 될 수 있다. 하나는 일방적인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무난한 이야기이다. 둘다 어떠한 이슈도 없다. 단지 강요와 주입만이 있을 뿐이다. 특히나 대기업 광고에서 이러한 부분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효율성에 대한 고민이 없음이다. 또한 아이디어를 제품이나 소비자 혹은 브랜드에 기반하지 않고, 광고를 위한 광고에 기반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든 광고의 출발점은 소비자이며, 제품이고 브랜드여야만 한다. 광고를 위한 특히 보기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한 광고의 아이디어는 결코 광고가 아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과의 공감과 교류이지 멋진 미사려구와 이론을 통한 제기가 아니다. 최근의 광고는 멋지게 보이려고만 한다. 그저 튀기만 하려고 한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더 큰 외눈박이는 결코 차별화될 수 없다. 외눈박이 세상에서는 두눈박이가 차별화이며, 두분 박이 세상에서는 외눈박이가 차별화인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이슈를 만드는 방법은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는 것이고, 이는 소비자와 제품, 브랜드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결국 허공에 외치는 또하나의 소리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보기 좋음이 아니라 욕을 듣기 싫어 무난함을 찾는 것이 아니라 Relevance에 기반한 Originality. 이것이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조건인 것이다.
-2014. 12. 브랜즈앤컴 경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