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야기

허위광고, 과장광고

Kwsline 2012. 12. 26. 11:21

  어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거의 7~8년만인 것같다. 사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나에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물로 크리스마스 자체가 나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한 지가 꽤 되고, 토끼같은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피곤한 심신을 재충전하는 하루의 휴식일 뿐이다. 

  집에서 쉬면서 이러 저런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취업포털들의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시정명령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광고와 관련된 일을 하기때문에 더욱 관심이 간 것이리라.

  취업포털에 대한 시정 명령의 주 내용은 잡코리아, 인쿠르트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5개 취업포털이 근거없이 저마다 “방문자수 1위”, “취업성공률 1위”, “공채 No.1”등의 1등을 주장한 것이 허위 과장 광고라고 결정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명령한 것이다. 

  자, 우리는 여기에서 몇가지 논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허위 과장 광고는 제재의 대상인가?”라는 부분이며, 다른 하나는 “왜 저마다 1등이라고 주장을 하는 것일까? 1등이라고 주장을 하면 더 높은 광고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일까?”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면 먼저, 허위, 과장 광고는 무엇일까?

  허위광고는 말 그대로 거짓광고(false advertising)이다. 즉, 사실(factor)에 대해 거짓으로 광고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허위 광고의 대표적인 사례는 흔히 특허와 관련된 경우와 효과와 관련된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특허와 관련된 경우는 특허를 출원한 것을 마치 특허를 받을 것으로 광고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효과와 관련된 것은 주로 식품이나 의약품에서 많이 나타난다. 

  과장 광고는 어느 정도의 사실에 기반하여 상상력을 덧대 상품 혹은 이미지를 과대로 포장하여 전달하는 광고를 의미한다. 과장광고는 일반적으로 건설 광고 등에서 많이 나타나며, 마치 이번에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 수익률이 몇 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등이다. 

  허위 광고와 과장 광고가 처벌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해 소비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위 광고는 소비자의 손해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제재의 폭을 넓히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 허위 광고가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까?  광고는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다양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이다. 소비자들은 이 광고를 통해 제품에 대한 품질, 효과, 효능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그러나, 허위 광고의 경우 제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를 하게 되고, 이는 소비자들이 기대한 제품의 품질, 효과, 효능을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품 구입을 위해 제공한 가치(가격)에 대한 손실 뿐 아니라 제품 구입을 위해 지불한 시간적 가치, 제품 사용을 통해 얻게된 부작용과 불만족 등의 문제를 얻게 되는 것이며, 제대로된 제품을 구입하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 등 수없이 많은 가치에 대해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허위 광고의 행위는 규제 기관의 제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광고가 항상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것은 광고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다. 

  상대적으로 과장광고에 대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실제 사실(제품의 효능, 효과, 품질, 요소 등)을 바탕으로 광고는 크리에이티브를 전개하게 된다. 그것을 소비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광고는 과장을 하게 마련이다.  현재 TV나 인쇄에 집행하는 광고의 거의 대부분은 이러한 크리에이티브적인 과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장 광고가 제재를 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비자들이 그러한 크리에이티브적인 과장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즉, 소비자들이 과장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이는 크리에이티브적인 과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과장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실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이는 과장 광고로 제재의 대상이 된다. 

  과거에 KTF는 처음 PC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음질이 좋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고소영과 신현준을 모델로 광고를 집행하였고, 여기에서 슬로건은 “거짓말도 보여요!”라는 것이었다. 과연 이는 과장광고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과장광고에 대한 기본적인 속성은 사실에 대한 소비자들의 논리적, 인지적, 감성적 수용에 달려있는 것이다. “통화 품질이 워낙 좋아서 주변의 작은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거짓말도 보여요!”라는 것으로 치환한 것이고, 이를 소비자들은 통화 품질이 좋다는 것으로 수용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크리에이티브적인 과장이 된다. 

  하지만, 펀드 등의 금융상품에서 수익률이 4%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 나라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듯이 광고를 한다면, 이는 과장 광고이고,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제재의 대상이 된다. 분양광고에서도 주변에 개발계획이 있는 것을 마치 새로운 신도시가 들어서는 양 광고를 하게 되면 이는 소비자들이 오해를 하여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들어 손실을 끼치게 되므로 이는 제재의 대상이 된다. 

  취업포털의 광고는 객관성을 담보하는 자료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입증된 사실인양 광고를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므로 과장 광고라고하기보다는 허위 광고인 것이다. 허위 광고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거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JD파워라는 잡지의 통계를 인용하기도 한다. 취업포털은 이러한 근거를 자신들의 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만일 그들의 조사를 기반으로 한다면 그들의 조사 내용을 정확하게 명시했어야 했다. 

  이들이 방문율 1위, 취업률 1위 등 다양한 1위를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비자들이 1위라고 하는 것에 대한 신뢰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점유율 1위라고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잠재적으로 그 제품 혹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므로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각기 소비자들에게 1위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이러한 신뢰성을 얻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1위, 대표, 최고, 최대 등은 사실 광고적으로 볼때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혜택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광고는 소비자에게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제공한 가치와 혜택이 소비자에게 공감을 확보할때 광고는 효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단지 1등이라는 것이 그러한 혜택을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 대표, 최고 등을 광고주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위 이야기하는 “뽀대”이다. 보다 전문적이고 현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시적 가치”인 것이다. 즉, 남들보다 내가 더 잘 났다는 것을 내세우고 싶은 마음에서 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현시적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광고는 과거 SK텔레콤의 광고 중에서 “미술관”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011 이시죠”라는 것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가치를 지니지만, 내가 스스로 나는 1등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랑이지만 결코 공감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볼 수 있는 것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제공한 잘못된 지식과 학습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는 선도자의 법칙 등의 몇가지 법칙이 있다. 이 중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가장 먼저 진입하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신봉하는 광고주들이 소비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분야를 개발하여 마치 선도자인양 만들기 위해 이러한 1등, 최초, 최대, 대표 등의 말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최초로 진입하는 것은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는 소비자와의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는 사실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방문율, 취업률 등의 속성이 근거없이 제공된다면 오히려 소비자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근거없는 1등의 주장보다는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 소비자들의 니즈에 대한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대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해도 소비자들이 정보에 대해 재확인하는 시대이다. 허위 과장 광고는 그러한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태이며,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역행하는 것보다는 소비자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그리고 경쟁사가 아닌 우리 회사의 우리 브랜드의 우리 제품을 이용하게 만들 근거는 무엇이고, 제공할 가치와 약속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공감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광고의 역할이 점차 줄어드는 시대에 허위 광고와 과장 광고는 사라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