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광고대행사에 입사한 이래로 코오롱그룹을 비롯한 다양한 광고주의 광고를 담당했고, 제작을 했고, 수상을 하기도 했다. 또한 추가적인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MBA를 다녔다. 그러면서 광고에 대해 또는 브랜드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고, 많은 책을 읽어보았다. 브랜드 전략에 대한 이론은 사실 엄청나게 발전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브랜드 전략이나 이론은 선행적인 학문이라기 보다는 후행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다. 즉, 먼저 이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론적 근거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브랜드 이론이나 브랜드 전략이 다른 브랜드의 사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략을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서적 또한 과거의 사례를 통해, 혹은 여러 브랜드의 사례를 통해 분석을 하고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 서적을 본다고 해서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서적 몇 가지만 읽고,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약간의 시행착오를 경험한다면 충분히 브랜드 전문가로써의 타이틀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브랜드 전문가가 엄청나게 프로페셔널한 전문가가 아니라는 의미인 것이다. 대부분의 브랜드 컨설턴트라고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그저 사례를 많이 알고 그 사례의 핵심적인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정도이지 각 브랜드에 적확한 전략이나 새로운 이론을 구축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는 광고 대행사나 브랜딩 대행사도 마찬가지다. 다들 브랜드 혹은 마케팅의 전문가라고 이야기하지만 대체적으로 자신이 성공한 몇가지의 사례를 바탕으로 전문가 행세를 할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충분한 자원만 주어진다면 모두가 브랜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짜 전문가는 적은 자원 혹은 제한된 자원으로 남들과는 다른 브랜드 전략이나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수행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내가 마케팅이나 브랜딩의 그 드물디 드문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전문가를 지향하며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이고, 이런 저런 일들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브랜딩 부서를 제외하고, 중소기업 혹은 스타트업 등의 기업에서는 브랜딩 혹은 마케팅과 관련된 예산이나 관심이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이런 부족한 예산이나 자원을 통해 가장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마케팅이나 브랜딩의 예산을 이들 기업에서는 광고에 소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광고가 그들이 전개할 수 잇는 모든 마케팅과 브랜딩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브랜딩이나 마케팅이 오직 광고만은 아니다. 어쩌면 광고는 이러한 브랜딩과 마케팅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매일 바뀌는 광고와 광고메시지를 통해 매출이 상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있다면 아마도 계속해서 광고비를 포함한 마케팅 및 브랜딩의 자원을 낭비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한계비용*이하의 자원을 사용했다면, 이 한계비용은 매몰되어 사라지는 매몰비용이 될 것이다.
브랜딩이 무엇이고,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원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 내가 맡았던 모 기업은 매년 광고대행사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고, 대형 컨설팅 회사를 통해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또한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매년 새로운 광고대행사를 선정했는데, 매년 광고의 핵심메시지가 변화되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5~6년이 지난 후 브랜드 관련 조사를 진행했었을때, 그 기업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명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이미지가 없었다. -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여러 이미지가 있었으나, 그들이 원한 이미지가 아니었거나, 확실하게 강력한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5~6년간의 다양한 광고 캠페인이나 컨설팅을 실패한 것이었다. 이 기업이 5~6년가 집행한 광고비난 기타 프로모션, 판촉 등의 비용은 당시의 기준이나 지금의 기준이나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왜 이들은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 것이었을까? 그것은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한가지는 명확하다.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것은 브랜드를 관통하는 확고한 혹은 목표 이미지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곧 여러 대행사를 선정함에 있어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확고한 목표 이미지가 있었다면 여러 대행사를 바꾼다해도, 혹은 다양한 컨설팅을 받는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과 같은 기준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일관성이 부족한 이유는 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관리자 혹은 책임자의 교체이다. 확고한 목표 이미지의 부재로 인해 관리자 혹은 책임자가 교체될 때마다 목표이미지는 변동이 되는 것이고, 시대가 변했다는 이유를 들어 매번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 등의 변화를 요구했던 것이며, 브랜드나 마케팅과 관련된 것이 아닌 승진이나 기타 개인적인 목표로 인해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결국 그렇게 자원은 낭비가 된 것이다. 추가적으로 최종 관리자 즉, 대표이사나 사장, 회장 등의 브랜드에 대해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C급 레벨의 최종 관리자들이 브랜드나 마케팅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자원을 낭비하는데 매우 큰 일조를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았고, 이를 위해 그 동안 고민해 왔고, 경험해 왔던 것들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앞으로 할 이야기들은 어디에서인가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고, 어디에선가 본 이야기일 것이다. 사례들은 내가 경험한 것들도 있지만, 다양한 서적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인용하기도 할 것이다. 물론 심도가 높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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