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광고시장 전망
정신없고, 힘들었던 또한 유래없이 혼란스럽고 변화의 기운이 가득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이제 새로운 기운을 품은 2014년이 열렸다. 사회적으로 변화가 많았던 2013년은 광고계에도 많은 변화의 징조와 실질적인 변화를 보인 한 해였다.
특히나 2013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한 광고시장의 개방이 가장 큰 화두였다고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자사 광고에 대한 시장 개방은 커다란 파급을 낳았고, 이의 결과로 시장에 많은 경쟁 피티가 발생하고, 듀얼에이전시 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넘어야할 산도 많고, 과제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왕에 시작된 일이라면, 받아들이고, 이 안에서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014년의 전망을 살펴보기에 앞서 2013년의 대략적인 시장 규모와 2014년의 시장 규모를 전체적으로 살펴보자.
2013년의 전체 광고 시장은 약 9.8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2년에 비해 약 0.3% 증가한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 0.3%는 사실상 거의 성장이 없는 정체된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야별로 본다면 성장폭이 다른데, 특히 인쇄 광고 분야의 감소폭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본격적인 인쇄광고시장의 침체기 혹은 사장기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감소의 원인은 인터넷 및 모바일의 성장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또하나의 원인은 인쇄 매체사 특히 언론사와 잡지사들의 안일한 대응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의 성장은 이미 10여 년이 넘어섰지만, 우리나라 언론사들의 인터넷에 대한 대응은 아주 원칙적이며 초보적인 대응에만 머물고 있기 때문에 종이 매체의 영향력 감소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잡지사들의 경우에는 거의 존재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쇠퇴하였다. 이미 기울어진 추를 돌리기에는 너무 늦은듯이 보이며, 단지 인쇄 매체의 중심인 신문사가 어떻게 2014년에 대응 전략을 구축하는가에 따라 감소 폭이 늦춰지는가 혹은 더욱 빨라지는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방송광고의 경우에는 약 4.6%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 지상파만을 높고 본다면 감소폭이 더 높지만, CATV 및 종편의 선전으로 감소폭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방송광고는 CATV 대 지상파의 경쟁력 싸움으로 판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CATV에서는 CJ E&M이 다양한 채널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종편을 구성하여 컨텐츠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상파의 대응은 매우 중요하고 절실하게 보여진다. 종편은 과거 몇년의 편향성 논쟁을 벗어나면서 컨텐츠의 다양화를 볼 수 있었던 한해라고 할 것이다. 특히 JTBC의 약진은 다른 종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며 향후의 전개 방향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2013년에는 대형 이벤트 등의 부재와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체적인 광고 시장의 정체가 이어졌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형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광고 시장이 갑자기 커지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으며, 2014년에 있는 아시안 게임이나 동계 올림픽이 엄청난 광고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의 불확실성인데, 특히 내수경기의 회복이 광고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 이벤트도 내수 경기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만 하는 것으로, 과거의 경우를 보면,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계기로 일부 전자 제품 등을 바탕으로 한 내수가 살아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대형 이벤트가 2014년에도 내수 회복의 계기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전자 매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2014년의 대형 이벤트가 내수를 직접적으로 이끌어 내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특히 광고에 의한 내수 활성화는 더욱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제일기획이 예측하는 2014년의 성장율 6.2%는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같다. 모바일 광고의 성장은 매우 큰 폭으로 이루어질 것이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와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완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 인터넷 광고가 달성했던 것만큼의 단기간 성장은 쉽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대형 이벤트의 효과는 오히려 인터넷 광고 쪽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인터넷 광고는 이미지 광고를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이벤트나 프로모션 등 집객을 위한 활동이 대부분인데, 대형 이벤트는 이러한 집객을 위한 이벤트 및 프로모션에 매우 유효하고 성과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방송광고의 성장율 6.3%는 조금 과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스포츠 패키지 등 패키지 판매에 의한 성장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각 브랜드의 전체 광고 예산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6월에 있을 지방선거로 인하여 많은 광고비의 누수가 예상되고, 5월달은 거의 선거 분위기로 인하여 광고 효과가 없기 때문에 광고 집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상황을 통해 2014년의 광고 시장 규모를 예상한다면 2013년에 비해 약 3~4%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시장에서는 2013년과 마찬가지로 경쟁 PT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2013년에 현대자동차 그룹, 한화그룹 등에 의해 촉발된 자사 광고 시장의 개방은 그들 그룹 뿐 아니라 중소 광고주에게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쳐 다양한 파급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듀얼에이전시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더불어 한동안 매년 경쟁 피티 등 장기계약 광고의 감소,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영향력 감소, 전문 부띠크를 비롯한 중소 전문 에이전시의 등장 등이 광고 대행사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흐름으로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 전통 매체의 한계가 나타나면서 다양한 통섭미디어의 등장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통섭미디어란 IMC 등 통합미디어에서 발전되어,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의 광고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문화 마케팅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기존 문화마케팅은 일반적으로 메세나를 생각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문화의 개념을 라이프스타일로 확대하면서 다양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브랜드가 위치한다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되며, 완전히 새로운 매출 창조를 이루어내기 때문에 각 브랜드에서는 기존의 라이프 스타일의 분석을 통해 새롭게 나타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창조에 열을 올리게 될 것이다. 결국 2014년에는 이러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기 위해 기존의 전통 매체뿐 아니라 다소 힘이 부치기 시작한 SNS 등을 통합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고, 거의 힘을 잃어 존재의 의미가 사라져가는 잡지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문화마케팅이 2014년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서 모두 문화마케팅에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브랜드별로 브랜드 상황에 맞는 문화 마케팅의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2014년에는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먼저 테스트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뒤를 이어 중소 브랜드가 시장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은 2014년의 중반, 즉 아시안 게임을 전후로 뚜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브랜즈앤컴 대표 경원식 2014. 2. 4 (kws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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