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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이야기

잘만든 광고- 홈앤쇼(2012.12.28. On-Air)

  잘 만든 광고란 무엇일까?

  광고를 평가하는데 있어서의 기준은 광고효과, 장/단기적인 광고 목적과의 부합, 소비자와의 공감 등 여러 가지이다. 그러나, 최근이 광고들을 보면, 크게 모델 이슈만을 만들어내는 광고, 엄청난 매체비로 강제 주입 시키는 광고,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광고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크리에이티브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최근의 광고 환경 속에서, 내가 주목한 광고는 유재석을 모델로 2012년 12월 28일 On-Air한 홈앤쇼핑(Home&shopping)광고이다. 


  홈앤쇼핑의 광고 카피는 아래와 같다.


    유재석: 우리는 꼴등입니다.

             이윤을 남기기보다

             고객에게 돌려주고

             중소기업에게 돌려주고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고

             다시 중소기업에게 돌려주고

             그래서, 어느새 수익은 꼴등인 홈쇼핑 회사

             우리의 책임은 당신에게 

             좋은 상품을 더 싸게 드리는 것

             남기는 건 꼴등이지만

             돌려드리는 마음은 1등입니다.

             함께 크는 쇼핑

    Jingle: 홈&쇼핑


  전체적인 카피 내용을 보면 "꼴등"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꼴등"의 이유가 고객에게 싸게 드리고, 중소기업에게 수수료를 적게 받아 "수익이 꼴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카피를 통해 파악되는 전략은 마치 미국의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Avis)"의 "우리는 2등입니다" 캠페인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사실 "에이비스의 우리는 2등입니다" 캠페인과는 차이가 있는 전략적인 접근이다. "에이비스의 우리는 2등입니다." 캠페인은 확실한 Market Leader인 허츠(Hertz)와 2등 브랜드군이 분리된 상황에서 No.1인 허츠를 목표로 접근한 캠페인이 아니라 거의 차이가 안나는 2등 브랜드군에서 확실한 2등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었다. 

  이번 홈앤쇼핑의 광고는 이러한 "에이비스의 우리는 2등입니다." 캠페인의 전략적 구조만을 차용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홈쇼핑 채널이다. 또한 주주 구성도 농협을 비롯하여 중소기업은행등 중소기업 연관 단체들이다. 이들은 다른 홈쇼핑 채널, CJ O쇼핑, GS홈쇼핑, 롯데 홈쇼핑등과는 다른 주주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홈앤쇼핑은 이들에 비해 늦은 2012년 1월에 정식으로 개국하였다. 늦은 출발로 인하여 경쟁 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마땅한 차별화 요소도 존재하기 어렵다. 또한,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결코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선발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한 요소를 찾아야만 한다. 이들에게 주어진 Factor는 사실상 후발주자로써 지닌 약점들만이 널려 있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광고는 전략적으로 강점을 강화하거나, 약점을 숨기는 방식을 선택한다. 아무리 약한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장점이 있다면, 그 장점을 극대화하여 소비자에게 공감시키고, 인지시키고자 하는 것이 광고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적 선택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광고인들은 경쟁사에 비해 우위에 있는 요소를 찾고자 노력하는 경향을 지닌다. 그러나, 이번 홈앤쇼핑은 전혀 강점 요소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굉장한 차별적 요소로 극대화시켜 경쟁 브랜드에 대한 경재 우위의 이미지 요소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즉, 가장 약점의 요소인 "꼴등"이라는 요소를 수익이 적게 남을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차분하게 설득함으로써, 경쟁 브랜드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브랜드는 수익이 많이 남는다. 수익이 많이 남는 이유는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입접 브랜드에 대한 수수료를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숨은 논리를 전달하고, 이와 반대로 홈앤쇼핑은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경쟁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전략적으로 매우 유용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무조건 이미지적으로 홈앤쇼핑은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논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또 소비자들이 공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크리에이티브적으로 훌륭한 광고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전략적으로 매우 정교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접근 방식이기 때문에, 적은 매체비로도 다른 경쟁 브랜드에 비해 높은 인지 효과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최근의 광고들이 매체비를 중심으로 강제적인 주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광고전략은 거의 폐기된 양상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크리에이티브적으로 매우 우수한 광고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홈앤쇼핑의 이러한 전략적 접근은 매우 눈에 띄는 것이며, 전체적인 광고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그것은 2012년에 IBK 기업은행이 송해를 통해 금융광고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에 영향을 준 것과 같은 역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광고가 이러한 전략적인 접근, 빅아이디어를 통해 우수한 크리에이티브적 접근, 팩터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세일즈 토킹식의 접근 등 다양한 방식의 광고 접근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조건적으로 매체비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광고 효과의 저하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곧 광고 무용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광고인으로써의 자존심을 갖고, 보다 더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략적으로 우수한 홈앤쇼핑의 광고를 보면서...